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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따라잡기

소매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유통은 사용가치에 교환가치를 더하는 것
 
유통은 제품을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목표고객에게 제공하는 활동이고, 유통경로는 제품을 생산자로부터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 혹은 전달과정에 참여하는 구성원의 집합체를 말한다. 유통경로에 참여하는 도소매상은 생산자가 만들어낸 사용가치에 시간, 장소, 소유, 형태의 교환가치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도매와 소매를 담당하는 중간상은 생산시점과 구매시점의 불일치를 해결하고, 생산장소와 구매장소의 불일치를 해소하며,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소유권이 이전될 때까지 소유권을 보유함으로써 재정적 부담과 상품 진부화의 위험을 떠안으며, 생산자가 판매하기 원하는 제품의 양·형태와 소비자가 구매하기 원하는 제품의 양·형태의 불일치를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유통의 교환가치가 생산의 사용가치와 더해질 때 완전한 제품이 되는 것이다.

유통을 담당하는 중간상은 크게 도매상과 소매상으로 구분된다. 도매상은 생산자나 다른 도매상으로부터 제품을 구입해서 고객에게 재판매하는 중간상이고, 소매상은 도매상으로부터 제품을 구입해서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기관으로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슈퍼마켓, 인터넷쇼핑몰, 오프라인 판매점 등이 있다. 과거에는 생산자 → 도매상 → 중간도매상 → 소매상 → 소비자의 유통경로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온라인 등을 활용하여 생산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소매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소매점은 인터넷쇼핑몰,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전통시장 등이 있다. 이중 구매의 편리성을 앞세운 온라인쇼핑몰과 1인가구를 대상으로 편리성을 제공하는 편의점만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다른 소매점은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일까?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오프라인 판매채널을 확대함으로써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해가고 있는 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프라인 판매채널을 강화하고 있는 첫번째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최근 ‘애플 5번가’, ‘애플 가로수길’처럼 오프라인 매장이름에서 ‘스퀘어’라는 명칭을 제거하고 있다. 애플 스토어가 지향하는 점은 매장을 단순한 ‘가게’가 아닌 상품 구입 이상의 역할을 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 ‘가게’로 정의되면 애플의 신제품을 구입하거나 A/S를 받는 곳이 되지만, ‘장소’로 정의되면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된다. 제품구입은 여러 역할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고객의 단말 구매 및 이용패턴 등의 트렌드를 파악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애플의 직영판매망인 ‘애플스토어’는 리테일 서비스 혁신과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증대의 대표적 사례이다. 특히 매장 내 ‘지니어스 바(Genius Bar)’는 고객서비스의 새로운 접근을 실현하고 있다. 지니어스 바는 기기의 사용방법 설명 등 기술지원과 고장수리 관련 사후지원이 주요 기능이나 타사 독립형 A/S센터와 달리 매장 내 Bar 형태의 테이블에서 전문가(Genius)와 기기를 함께 다루며 상호 소통하는 방식이다. 애플스토어는 단순 판매(Transactional Sale) 보다 사용자 체험과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춘 판매(Consultative Sale) 방식 기반으로 매장을 운영하며 이러한 역량 을 갖춘 판매사원(Genius)으로 구성된 ‘지니어스 바’가 매장 성공의 핵심요인이다.

애플의 성공사례는 버버리, BMW, Bank of America 등 여러 업종의 판매사원 서비스 혁신에 벤치마킹 되면서 고객과 직원간의 상호작용이 매장 성공의 주요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버버리는 고객 행동변화를 반영해 고객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판매사원 지원 및 매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BMW는 고객과 소통 강화를 위한 미래 리테일 전략의 일환으로 ‘프로덕트 지니어스(Product Genius)’ 판매사원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채널을 강화하고 있는 두번째 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016년 12월에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 1층에 ‘아마존고’라는 무인식료품 매장을 오픈했다. 아마존고는 지하철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찍듯이, 개찰구에 스마트폰을 대고 매장에 들어선 후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스마트폰 앱을 개찰구에 가져다 대면 본인 인증이 이루어지고 물건을 집어드는 것만으로 아마존 계정의 장바구니에 담긴다.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려놓는 것만으로 장바구니에서 제거된다. 바코드를 스캔하거나 별도 확인작업을 거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쇼핑을 마친 후 매장을 나가는 순간, 미리 저장해 둔 결제수단에서 결제가 되고 정확히 계산되었는지를 스마트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도 유사 서비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존은 고객이 느낄 수 있는 불편을 제거해 완벽에 가까운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데 차이점이 있다. 아마존고 매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가 제품 진열대에서 상품을 꺼내거나 다시 놓은 고객의 움직임을 감지해 실시간으로 아마존 계정의 장바구니로 데이터를 전송해서 계산대 없는 쇼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아마존의 저스트 워크 아웃 테크놀로지(Just Walk Out Technology) 기술 덕분이다. 저스트 워크아웃 테크놀로지는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자율주행 센서가 부착된 원형 카메라가 쇼핑객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진열대의 상품을 집어들거나 내려놓는 행위를 정확히 인식해 반영하는 기술이다. 이는 바코드나 전자태그와 같은 단순 기술을 넘어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아마존고는 편리함을 넘어 소비자의 구매습관까지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적 서비스의 모습을 제안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2억 1천만명 이상의 온라인 고객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들을 분석해 고객 개개인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고도의 추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고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고객의 구매내역, 결제정보, 고객이 상품 앞에 머문 시간, 관심을 보인상품, 이동 동선 등의 데이터까지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확보된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정확하고 똑똑한 상품추천을 하게된다. 상품추천은 소비자의 정보탐색 비용을 최소화시켜주면서 소비자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오프라인 판매채널을 강화하고 있는 세번째 기업은 네이버와 카카오다.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는 전국 백화점 등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와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해 전국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강남과 홍대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는 200평 이상의 대규모로 구성해 캐릭터를 활용한 경험 공간으로 만들어져 인기매장으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7월 문을 연 강남점은 한달 만에 누적방문객이 45만명을 돌파하고 하루 평균 1만5000명이 방문하고 있다. 매장에는 인형, 리빙, 패션, 아웃도어, 음식 등 캐릭터를 활용한 1500여종 제품을 갖췄다. 카카오는 매장을 운영하는 것 외에도 콜라보레이션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50개의 파트너사들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삼립식품, KFC, 코카콜라, 베스킨라빈스, 더페이스샵, LG생활건강 등 다양한 업체와 손잡으며 외형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라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까지 오픈한 라인프렌즈  매장은 임시 매장을 포함하여 70여개에 달한다. 진출국가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11개국에 달한다. 온라인에서 쌓은 노하우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으로 단순히 영역을 넓히는 것에서 나아가 온오프라인간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애플, 아마존, 카카오, 네이버 등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오프라인은 온라인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장점이 있다. 브랜드를 알리고, 온라인에서 제공할 수 없는 친밀한 스킨십으로 고객경험을 강화할 수 있다.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는 것보다 로열 고객을 확보해 이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훨신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