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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따라잡기

[마케팅 전략]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무너질 것인가?

오프라인은 구경하는 장소
 
“찰칵, 찰칵.”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정보와 치수 등을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showrooming과 족(族)을 합성한 ‘쇼루밍족’이라고 부른다. 오프라인 매장은 쇼룸 역할만 하는 것으로 이제 백화점은 '물건을 구매하는 장소'가 아닌 '구경을 하는 장소'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쇼루밍족을 잡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운영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성장한 ‘스타일난다’가 대표적이다. 스타일난다는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 3CE 시네마 플래그십 스토어, 명동 STYLENANDA PINK HOTEL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중에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하는 옷을 직접 입어보고 구입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온라인의 가장 큰 문제였던 반품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확인해보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만족도는 더욱 높아진다.

SPA브랜드인 '스파오나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등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하고 있다. 스파오나 유니클로, 에잇세컨즈는 분기별로 모바일 쿠폰 행사를 진행한다.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통해 정기적으로 모바일 쿠폰을 증정하는 것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쿠폰가 만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 웹, 모바일, 소셜 미디어 등 복수 판매 채널을 활용하는 것을 ‘옴니채널’이라고 부른다. 옴니채널은 '모든'을 뜻하는 옴니(Omni)와 제품의 유통경로를 의미하는 채널(channel)의 합성어다. 온·오프라인·모바일 등으로 구분 돼 있는 모든 쇼핑채널을 고객들이 하나의 매장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리버스 쇼루밍(Reverse showrooming)족도 증가하고 있다. 쇼루밍족의 반대개념으로 온라인에서 물건을 검색한 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미리 상품정보와 가격을 확인해보고 오프라인에서는 쇼핑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랜드 리테일은 ‘NC 쇼픽’ 애플리케이션으로 쇼핑뉴스와 상품정보, 매장별 이벤트 행사를 제공하면서 리버스 쇼루밍족을 잡고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제공하여 고객들이 가까운 매장에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쇼루밍족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기업으로 오프라인 전자제품 양판점 베스트바이(Best Buy)를 들 수 있다. 베스트바이는 모든 유통채널의 가격을 통일하고, 온라인에서 구매한 물건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은 태블릿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고객에게 제품 문의가 들어오면 재고와 취급 유통점을 바로 검색해 정보전달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베스트바이처럼 옴니채널 시대에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은 명확하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소비자가 어떤 채널을 통해 기업의 상품을 접하더라도 일관된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연결되는 O2O, 모든 채널을 통합하는 옴니채널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이마트와 쿠팡이 경쟁하는 것처럼 플랫폼의 장벽은 무너지고 있다. 결국 제로마진의 경쟁이 시작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마진을 견딜 수 있는 기업만 살아남게 될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무너질 것인가?
 
그렇다면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은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큰 틀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동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으로 넘어갈 경우 ‘자기잠식효과’를 생각해야 한다. 하이마트, 코웨이, 에이스침대, 아모레퍼시픽 등이 대표적이다. 하이마트는 오프라인 중심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온라인 판매가 어렵다. 온라인에서 싸게 팔기 시작하면 오프라인에서 같은 제품을 판매하기 어렵다. 정수기 제조업체인 코웨이도 온라인을 강화할 경우 2만여명에 달하는 오프라인 판매원을 위협하게 된다. 오프라인이 핵심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익을 위협하는 온라인 유통채널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침대시장 1위 업체인 에시스침대도 그렇고, 3만5천명의 방문 판매원을 보유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도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기업이 온라인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고객경험을 강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츠타야(TSUTAYA) 서점을 들 수 있다. 츠타야 서점은 ‘복합문화 공간' 기능에 충실한 컨셉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요리서적 코너에 주방용품을 함께 진열하고, 패션서적 코너에 아기자기한 악세사리를 함께 진열한다. 여행서적 코너에서는 바로 비행기 표를 예매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비치하고, 음반코너에는 스피커와 헤드셋 등 관련상품이 진열한다. 야외 테라스에서는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친구와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도 제공하고 있다. 츠타야서점은 단순한 서점이라기 보다는 책을 중심으로 한 종합문화공간으로의 고객경험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 츠타야 서점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교보문고가 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책을 파는 공간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책장이 차지하고 있던 일부 공간을 넓직한 소나무 테이블로 바꾸고, 책을 읽기 좋도록 자연광에 가까운 조명을 설치했다. 서점이 아닌 도서관이 연상된다. 이는 책을 편리하게 구매하도록 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큰 차이점이 있다. 책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고 제안하여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것이다. 
한샘은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공간 패키지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공간을 연구하는 전문 디자인팀을 운영하며 출시단계부터 가구 간 조화를 고려한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한샘 리하우스’는 집 전체 인테리어공사를 원하는 고객에게 부엌, 욕실, 창호, 문, 바닥재, 조명 등을 패키지 상품으로 제공해 선택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다. 기존 단품판매에서 패키지 판매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가구보다는 ‘공간’을 판매하는 개념이다.

국내 1위 헬스&뷰티스토어인 올리브영도 고객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화장품을 마음껏 발라볼 수 있는 ‘테스트 공간’을 곳곳에 배치하고 있다. 화장품 등을 단순히 발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기를 활용해 피부 등의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얼굴에 화장을 하지 않고도 화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메이크업존 인터랙션' 디지털 체험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기존 제품 구성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하에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매년 역신장하고 있는 백화점 업계도 변신중에 있다. 판교 현대백화점은 아시아 최대 식품관을 자랑한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태국, 미국현지에서만 맛 볼수있던 음식점과 전국에 유명한 대구 삼송빵집, 부산어묵, 이태원연화방도 등이 입점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단위 고객을 위해 5층의 패밀리가든에서 회전목마 놀이기구를 운영하며 어린이 대상 미술교육과 어린이책미술관, 라인캐릭터관, 카카오캐릭터 전시등 어린이고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츠타야서점, 교보문고, 한샘, 올리브영, 판교 현대백화점 등을 통해 살펴본 것과 같이 오프라인은 오프라인으로서 강점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온라인에서만 구입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온라인의 비중이 커지고는 있으나 사람은 오프라인에서 살아간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친구를 만나고, 음식을 먹는다. 결국 오프라인은 다양한 고객경험을 강화함으로써 온라인과 경쟁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