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기술 및 활용

혁신의 대명사가 된 나이키! 더 이상 스포츠용품 회사가 아니다.

미국 정보기술 전문 인터넷 매체인 패스트컴퍼니는 '2013년 세계 50대 혁신기업'을 발표하면서 나이키를 1위로 꼽았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아닌 '나이키'라는데서 의아함이 든다. 혁신을 주도해온 아마존이 2위, 구글은 11위, 애플 13위였고 삼성이 17위를 차지했다. 나이키의 혁신을 통해 경쟁방식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자.


경쟁방식의 변화
 
미국 S&P 500대 기업의 생존기간은 1950년대에는 50년이 넘었지만, 이제는 10년 되지 않아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경영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휴대폰의 대명사였던 모토토라는 구글에 인수되었고, 영원할 것 같던 노키아도 스마트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굴욕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코닥은 디지털카메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전자제품의 대명사였던 소니는 더 이상 혁신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

변화의 흐름을 간파한 애플, 구글, 넥슨, 유니클로와 같은 기업들은 단일 기업 전략이 아닌 기업생태계 전략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애플의 경쟁력을 이루는 수많은 부품과 수십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은 애플이 직접 만들지 않는다. 넥슨은 내부에서의 게임 개발을 고집하지 않고 개방 협력을 통해 퍼블리싱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고,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같은 영화사도 더 이상 직접 영화를 만들지 않고, NBC나 ABC 등의 거대 미디어도 내부 제작을 없애고 있다.

나이키의 혁신
 
나이키는 더 이상 스포츠용품 회사가 아니다. 아디다스, 퓨마 등이 스포츠용품 회사에 머무는 동안 나이키는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하여 경쟁상대를 애플이나 삼성전자로 바꾸어 놓고 있다. 나이키는 이제 헬스케어회사이고, IT회사이며, 플랫폼회사이다. 혁신의 대명사가 되고 있는 나이키에 대해 되집어보자.

▲ 아이팟과 연동되는 나이키플러스

나이키는 스타크래프트, 리니지와 같은 인터넷 게임과 닌텐도 등으로 의자나 거실 쇼파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고, 이들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운동화에 게임기를 달았다. 운동화에 센서를 달고, 어떤 기록으로 움직이고 달렸는지 친구들과 온라인게임을 하듯 경쟁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나이키 런닝화와 애플의 아이팟과 연동할 수 있는 스포츠 킷을 장착해 운동 속도와 거리, 소요시간, 칼로리 소모량 등의 데이터를 아이팟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음악 감상 중에 운동기록에 대한 실시간 음성정보도 전달한다. 운동 후 아이팟에 기록된 데이터들은 아이튠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컴퓨터에 싱크되며 이 기록을 나이키플러스닷컴(www.nikeplus.com)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나이키는 처음 플러스 운동화를 3종류만 출시했으나 이제는 수십종에 이른다. 나이키는 '나이키 위런(We Run) 등 러닝 대회를 개최하는 등 이벤트를 만들어 사용자 저변도 넓히고 있다. 한번 플러스를 이용해본 사용자들은 플러스 운동화만 찾는다고 한다. 나이키 신발 매출을 유지하는데 플러스가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된 것이다. 이 처럼 실제 세계(운동, 운동화)와 가상 공간(애플리케이션, 인터넷 사이트)을 연결하는 것이 매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을 수 있도록 했다.


▲ 나이키 퓨얼밴드(Fuel Band)

나이키는 나이키플러스에 이어 2012년도에 '퓨얼밴드'를 출시했다. 퓨얼밴드는 오랫동안 애플과 협업하면서 내놓은 혁신적인 제품으로 '업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제품이다. 전자팔찌와 같은 퓨얼밴드는 착용자가 조깅을 하든. 테니스를 하든, 회사 안에서 걷든 온종일 활동량을 측정해 수치로 보여준다. 활동량이 부족하면 빨간색, 목표를 달성하면 녹색으로 표시한다. 

퓨얼밴드 "운동경기나 달리기 또는 사무실 계단 오르기 등 그날 하루의 운동량이 축적 됨에 따라 점점 붉은색에서 녹색으로 변하는 손목밴드를 하고 다니면 얼마나 멋질까?" 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나이키플러스 퓨얼밴드 (Nike + Fuel Band)는 아름답고 현대적인 디자인에 움직이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밴드 전체의 색이 바뀌지 않고 세련된 LED만 빨간색에서 노란색으로 그리고 녹색으로 변한다. 첨단 기술을 탑재 했지만 사용하기 쉬운 제품이다. 무거운 배터리 때문에 불편하지 않아야 하고 또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절대 포기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얇은 곡선형 배터리 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 했다고 한다. 

이 나이키플러스 퓨얼밴드 (Nike + Fuel Band)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출시한지 67분만에 사전예약 물량이 동이 났다. 소비자는 단지 빨간색을 녹색으로 바꾸고 싶은 동기에서 스스로 하루에 설정한 목표치에 도달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건전한 중독으로 이어진다. 신체 움직임으로 충전한 연료를 의미하는 지표인 나이키퓨얼을 다른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경쟁하고 협력하는 경험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SNS인 페이스북, 포스퀘어 등을 통해 친구들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함께 즐기는 컨셉의 제품이다. 


나이키에게 애플의 향기가 난다
 
나이키는 퓨얼밴드를 통해 소비자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헬스케어'회사로 진화할 것이며, 소비자 개개인의 정보를 바탕으로 플랫폼 회사로 진화할 것이다. 제조공장이 없이도 스포츠용품 1등으로 군림했던 나이키가 어떻게 비즈니스기회를 찾고, 어떻게 변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이키는 더 이상 운동용품 회사가 아니다.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데이터 회사이고, 센서와 전자밴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IT회사이며, 사람들간의 소통에서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내는 미디어회사이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닌텐도 등과 맞선 게임회사이기도하다. 

나이키는 2013년 3월부터 초기 벤처기업을 선발해서 자금, 사무실, 전문가 멘토링 등을 제공하면서 '나이키 플러스' 플랫폼을 가득채울 준비를 하고 있다. 나이키 혼자서 모든 것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외부 협력자에게 돈, 노하우, 소스, 시장까지 제공하면서 나이키 플랫폼을 발전시키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나이키플러스, 퓨얼밴드와 같이 더 진화된 디바이스가 나올 것이고, 더 풍부한 소프트웨어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것이다. 이는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하려는 바로 그것이다. 나이키에게서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의 향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