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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모델

[비즈니스모델] 사양산업에서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한 스탠스(Stance Inc.)

사양산업의 비즈니스모델 혁신
 
양말은 대표적인 사양산업이다. 중국산 양말이 생산기술과 품질면에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내에서 양말을 제조하는 업체와 생산량은 매년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미국의 경우 4%대의 성장률에 그치고 있는 중이다.

사양산업인 양말산업에서 비교적 성장하고 있는 사업은 운동과 여가시에 신는 애슬레져(Athleisure, 운동과 여가를 합친 스포츠웨어 업계 용어)군이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나이키의 2015년 양말 판매율은 13% 상승하였으며, 아디다스도 7% 상승하였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는 기능적 속성에 다양한 패턴과 디자인을 접목하여 패션아이템으로 사업군을 확장중에 있다. 

평범한 양말에서 비즈니스모델을 달리하여 성공을 거둔 기업으로 '싹스탑'이 있다. 싹스탑은 발을 보호하는 필수 생활품을 패션으로 재정의 했다. ‘양말도 옷이다’라는 카피로 ‘패션양말’, ‘다려입는 양말’ 등으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컬러풀한 색상과 다양한 디테일로 차별화된 양말을 기획했으며 아동 양말의 경우 입체 캐릭터를 적용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경쟁기업의 증가, 인건비와 생산비용 증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예전과 같은 영광을 누리고 있지는 못하다.

양말 판매방식을 달리하여 큰 호응을 얻었던 기업으로 ‘블랙삭스닷컴(Black Socks.com)’도 있다. 블랙삭스닷컴은 소비자들이 양말을 사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다는 점, 매일 세탁하기 때문에 한 짝을 잃어버리면 사용하기 곤란하다는 점, 하루 종일 신고 있기에 착용감이 좋아야 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양말’과 ‘정기구독’이라는 독특한 조합을 통해 새로운 틈새시장에서 단기간에 성공 궤도에 올랐다. 양말 한쪽에 구멍이 나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동일한 소재와 검정 컬러의 양말만을 판매했으며, 몇가지 양말 사이즈와 형태를 구비해 크기·용도별로 선택하게 했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양말의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 고기능의 염색과 고품질의 소재를 사용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서브스크립션의 대표명사로 불리웠다. 

양말이 일상용품이 아닌 패션 제품으로 인식되고, 디자인과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삭스판다(sockpanda.com)와 같은 기업도 인기를 얻고 있다. 삭스판다는 천편일률 적인 양말은 지양한다. 삭스판다 개인 취향을 알려주면 거기에 맞춰 까다롭게 선택한 양말들을 매달 배송해준다. 소재는 물론이고 컬러와 디자인까지 꼼꼼히 신경쓰니 ‘양말도 패션’임을 강조하고 있다. 

싹스탑, 블랙삭스닷컴, 삭스판다와 같이 소비자들의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면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이 된다. 비즈니스가 복잡하다고 하지만 생각밖으로 단순한 곳에서 비즈니스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비즈니스모델을 그리는 것만으로 비즈니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경쟁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제품 경쟁력과 강력한 브랜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양말산업 파괴적 혁신자, 스탠스
 
기능, 소재, 디자인, 유통방식 등을 달리해서 발전해온 양말산업에서 새로운 파괴적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가져온 회사가 있다. 2009년 설립된 이후 다섯 라운드의 투자유치를 거쳐 총 11억 달러의 투자자금 유치에 성공한 스탠스(Stance Inc.)다. 스탠스는 기존 양말회사와 달리 유명인을 통한 Celebrity 마케팅에 기반을 두어 사업모델을 발전시켰으며, 독특한 디자인 및 실용적인 가격으로 기존 양말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무채색에 단조로운 무늬가 대부분이었던 기존 양말과 달리 스탠스는 양말에 유명운동선수 얼굴이나 화려한 무늬를 프린팅하는 등 독특한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보통 양말의 3~4배인 10달러~40달러의 가격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오고 있다.  2010년 시장 출시 이후 2014년까지 4년간 약 1,500만 켤레의 양말을 판매했고, 2015년에는 한 해 동안 지난 4년간의 판매량에 맞먹는 1,200만 켤레를 판매했다.

스탠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드스트롬'같은 고급백화점에서만 양말을 판매하고 있다. 스탠스 홈페이지(www.stance.com)에서는 15달러 미만의 저가 제품군만 판매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유통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비중을 높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스탠스는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함으로써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보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스탠스 창업자인 제프 컬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e커머스 업체가 아니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디에서 파느냐가 무엇을 파느냐 만큼이나 중요하다”라고 말하면서 전략에 자신가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탠스의 스타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배우 윌 스미스, 힙합가수 제이지, 농구선수 드웨인 웨이드 등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계 각 분야의 유명인을 투자자로 유치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에 활용했다. 뿐만 아니라 농구 선수들의 얼굴을 양말에 프린트하거나, 유명 아티스트가 직접 디자인하고 그의 이름을 딴 양말 제품군도 출시했다. 유명인(Celebrity)이 직접 디자인하거나 그들의 얼굴이 새겨진 양말은 팬들에게 양말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어디에서나 쉽게 살 수 있는, 무엇을 신거나 다 똑같은 양말이 아니라 양말을 통해 자신이 팬덤(fandom)을 표현하고 소소한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스몰 럭셔리로 포지셔닝 한 것이다.

스탠스가 독특한 디자인과 스타마케팅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미국 샌 클레멘테(San Clemente)에 있는 스탠스 본사에는 R&D센터가 있다. 양말(Socks Hosiery), 연구(Research), 엔지니어링(Engineering), 개발(Development)의 앞글자를 딴 ‘SHRED Lab.’에서는 양말에 프린트를 보다 선명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착용감이나 탄성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직조 방법 등을 개발하고 신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디자인뿐만이 아니라 착용감 등 품질 면에서도 중저가 양말들과 확실히 차별화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전에 없던 '디자인된 양말'이란 개념을 만들어 내며 패션산업계에 조용한 혁신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스탠스가 굴뚝산업인 양말 산업을 황금알로 바꾼 건 남들이 보지 못한 '블루오션'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혁신(innovation)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방법이나 아이디어, 제품 등을 도입해 묵은 것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혁신의 대상이나 수단이 하이테크일 필요는 없다. 우리가 당영히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혁신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