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니스모델

주류 미디어였던 '신문'이 놓쳐던 생활정보지 사업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기존 주류 미디어들은 불과 10년 남짓한 세월동안 성장한 '인터넷 미디어'들의 트래픽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조선일보를 직접 방문해서 기사를 접하기 보다는 네이버나 다음을 통해 접하는 기사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디어 관점이 아닌 비즈니스모델관점에서 주류 미디어였던 신문이 놓쳤던 생활정보지 사업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대기업에 편중되었던 신문광고
한국미디어경영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2008년도 기준으로 신문 및 잡지의 매출 중 구독료 비율은 24%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 76%는 광고수익입니다. 구독자가 많지 않은 경제지의 경우에는 구독료는 16%, 광고수익은 84%로 기사 제작과 배포에 필요한 대부분의 비용을 광고에서 충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회사들은 일정정도의 매출규모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입니다. 상대적으로 자금이 많지 않은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신문광고를 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사는 세상에는 크기에 상관없이 광고와 홍보를 필요로 합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려는 사람들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필요하고,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정보획득 차원에서 필요 합니다. 

광고시장의 롱테일 '생활정보지'
광고시장에서 롱테일의 가능성을 발견한곳이 교차로와 벼룩시장과 같은 생활정보지입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회당 광고금액이 큰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광고주로 유치하려고 노력할 때, 생활정보지는 조그마한 회사와 개인을 목표고객으로 삼았습니다. 목표고객이 다르다보니 기존 주류미디어들의 견제를 피해가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놀라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고시장의 롱테일을 찾아낸 생활정보지

 교차로와 같은 생활정보지를 한 번 보면 매일매일 발행되는 부수 및 두툼한 페이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인 및 소규모 회사들을 대상으로 몇만원 혹은 몇십만원 정보 게재료를 받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길거리마다 무료로 배포를 했던 '공짜'상품이 이젠 주류미디어들의 매출을 넘보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을 온라인에 적용한 것이 오버추어, 네이버클릭초이스, 구글 애드워즈와 같은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대표적인 신문사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매출감소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에와서 교차로와 벼룩시장과 같은 생활정보지 시장에 뛰어들 수도 없습니다. 
기업들의 광고에 의존했던 신문의 비즈니스모델은 지난 세기동안 소비자들에게 통용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문사들이 바라보지 못한 개인광고주 시장을 생활정보지가 점령했고, 온라인매체는 검색포털들이 점령했습니다. 여기에 비용대비 효과적인 측면에서 신문은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많은 신문사들은 사면초가에 놓여있습니다. 결국 신문사들이 스스로 비즈니스모델을 바꾸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최근 신문기사를 보면 기업 홍보자료인지, 기사인지 구분할 길이 없습니다. 자기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는 기업들을 홍보해주는 매체로 신문들이 변질된 것입니다. 당장 지금의 생존을 위해서 하는 일들이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 신문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최근 일본 최대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미국의 대표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가 신문유료화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신문들도 머지 않은 시점에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컨텐츠로는 신문 유료화 비즈니스모델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신문은 신문다울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문이 해야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서 어디에나 있는 기사가 아니라 심도있고 비판적이며 건설적인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신문사의 수익을 높일것인가라는 고민에 앞서 우리 신문이 지향해야 할 것이 어떤것인가라는 고민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